'공격대'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02.13 공격대를 나가는 사람들
  2. 2006.11.23 공격대 널뛰기
  3. 2006.09.27 사냥꾼 클래스장이 되다.
posted by DGDragon 2007. 2. 13. 23:43
나는 정치가 싫다. 현실 세계의 정치도 싫어하고, 게임 세계의 그것도 그러하다. 마치 구정물이 모인 항아리처럼, 자세히 보고 있으면 그 안에서 회오리치는 온갖 지저분한 욕망과 이기심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괴로운 것은, 그것을 보고 있자면 그 욕망과 이기심이 나에게도 그대로 있다는 것을, 어쩌면 더 많다는 것을 똑바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마치 거울처럼.

사람이 단 셋이어도 파벌과 견제가 생길 수 있는데, 수십명이 모이는 공격대는 오죽하랴. 공격대가 생기는 궁극의 목표인 아이템과 그를 둘러싼 욕심들이 용틀임하는 공격대에서의 정치 세계. 그리고 공격대에서 1년 넘게 있으면서 사냥꾼 클래스장과 메인 풀러를 줄곧 도맡으며, 공대 공략에 관여하고 오피서 채널에 상주할 정도가 되고 보면, 좋든 싫든 관여하게 될 수 밖에 없다. 눈치는 별로 없어 평소 언행에서 뭔가를 알아내는 재주는 없지만, 그래도 귀는 열려있으니 공격대의 온갖 얘기가 다 들려온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눈을 돌리고 있었다. 정말 관여하기가 싫었고(공대 내의 분쟁은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파벌 싸움이며, 사실 관여해봤자 말리는 시누이가 될 뿐이다), 사실 이것도 또다른 이기주의이지만 포인트, 혹은 그 외의 어떤 제도가 어떻게 되든 사냥꾼인 나는 최소한 손해는 절대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엔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공대장이 탈퇴했기 때문이다.

공격대를 쉬는 사람은 많다. 그리고 공격대를 나가는 사람도 많다.

나는 공격대를 쉬거나 나가는 사람들 대다수에겐 별로 섭한 감정이 없다. 어쨌거나 이것은 게임이고, 개인이 즐기는 거고, 녹스는 그 모임의 터 중 하나일 뿐이다. 상위 공대 가고 싶으면 가는 거고, 길드 레이드 뛰고 싶으면 가는 거다. 엘다누스님이 최근 플포 레게에 쓴 글에서 한국에선 상위 공대로 가는 사람에게 배신자 딱지를 붙인다는데 난 그런 사례를 한 번도 못 봤다. 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나가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감정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아이템 주는대로 넙죽넙죽 다 받아먹고 마이너스 400포로 공탈을 한다거나, 신규 공대원이 장기간 무단 불참해서 공탈당한 다음 상위 공대를 간다거나, 장기간 불참 신고를 해놓은 뒤 원하는 때 깔짝깔짝 나와서 절약 레이드를 하면서 원하는 아이템을 챙긴 뒤 상위 공대로 간다거나, 공격대에 탈퇴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타 길드 레이드에 무단 참석부터 한 뒤 공격대원들을 차단한다거나, 녹스 공격대가 레이드에 대한 열정이 식어 파밍 공대가 되었다면서 공탈한 뒤 상위 공대로 가거나(당시 여전히 헤딩 중이었고, 낙스 5킬이었을 때 9킬 공대로 이적했다. 그 사람이 이적한 뒤 3킬을 추가했고 그 뒤 오리지날이 끝날 때까지 줄곧 1킬 차이 유지)...

뭐 이런 케이스들. 그리고 이번에 한 케이스가 더 생겼다. 확팩 후 낙스 레이드가 잘 안 되자 휴식 기간을 갖기로 하고 그게 끝나는게 목요일이었는데, 화요일에 운영자 게시판에 공탈한다고 글 하나 남기고 탈퇴한 것이다. 공대장이.

이 블로그 옛글에도 있지만 블랙 로터스 길마가 도미해서 길드가 그대로 붕괴한 것(와우 세계는 넓고도 좁다. 나는 이적한 BL 길드와 엘룬에 잔존한 BL 길드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그리고 도미했던 BL 길마가 지금 어느 서버 무슨 길드에서 어떤 캐릭을 키우고 있는지 다 알고있다)과 굉장히 유사한 케이스이며, 공격대가 무너지는 매우 모범적인 케이스 중 하나에 제대로 딱 걸렸다. 일단 후임자 내지는 후임 정식 공대장을 뽑을 임시 책임자조차도 지정하지 않고 그냥 나갔으며, 게다가 목요일에 모여야하는데 화요일까지 기다리게 해놓고 나가버린 것이다. 나가려면 진작 나가서 오피서들에게 고민할 시간이나 주든가. 글에야 온갖 꿀을 다 발라놨지만 이정도면 공격대 엿 한 번 먹어보라는 의지로까지 해석된다.

원래 나이가 좀 어리던 주술사가 공대장 될 뻔 하다가 그럴거면 차라리 자기가 하겠다해서 공대장이 되었는데, 평소에도 운영이 느리고 의욕없어 보이더니 최후엔 이따위로 공탈할 줄은 몰랐다. 뭐 이런 훌륭한 책임감이 다 있지.

계정이 목요일에 끝나기 때문에 모이는 거 보고 장기 불참 신고한 뒤에 4월 시험 준비 올인 제대로 할까 했는데 연장하게 생겼다. 아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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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6. 11. 23. 16:52
사냥꾼 2명을 월초에 새로 받았었다. 하지만 초기 출석율이 과소하여 1명은 이미 공탈시켰고, 다른 1명은 두고 보는 중이다.

그 공탈시킨 사냥꾼을 친구 목록에서 지웠다가 요새 뭐하나 싶어서 다시 목록에 올려보니 낙스라마스에 있었다. 공격대 채널에 물어보니 서버 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공대(그래봤자 지금은 1킬 차이지만)에 들어갔다고 한다.

사냥꾼 기껏 받았는데 안 나올 때마다 마음 고생이 심하다. 왜 안 나오나... 내가 잘못한 건가... 도대체 뭐가 마음에 안 드는 건지... 당장 레이드 인던 가서 몹 풀하고 평정 넣어야 되는데 사냥꾼 나 혼자 아니면 둘 정도 뿐이고.

내가 들어오기 전부터 있던 도적 1명도 별 말도 없이 그 공대로 가버렸다. 연합공대로 공략을 위해 모였지만, 이미 취소하기로 한 사안을 두고 "XX님이 이기셨습니다" 한 마디 남기고 가버릴 정도로 1년간의 인연이 형편없었나 싶다.

나가는 인원은 많은데 신규 인원은 안 들어오고, 심란하다.

와우가 세기말이라 그런가.

그 공대 갈 생각은 없지만, 역시 BL 레이드가 망해갈 무렵에 어비스에 들어가서 서버 이전을 해버릴 걸 하는 생각은 아직도 가끔 한다. 기라성 같은 냥꾼들 틈에 껴서 조용히 제 할 일만 하는 레이드. 얼마나 꿈같은 일인지. 그때 받아줬을지 어땠을진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도.

에라, 그들에게 복수할 길은 그 공대보다 더 앞서 나가는 방법 뿐이다. 그저 하루하루의 레이드에 집중할 뿐.

덧글 - 안 나오던 기존 사냥꾼들의 출석율이 갑자기 좋아졌다. 그 시기가 내가 지추에 엄청난 포인트를 질러 먹어 포인트 거지가 된 시기와 일치하니 아주 기묘한 느낌이 든다.
posted by DGDragon 2006. 9. 27. 19:52
이번에... 그러니까 대략 한 달 반 쯤 전에 공격대에 클래스장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냥꾼 클장이 되었다. 잔소리하고 공략 전수하고 하면서 '아 마치 냥꾼장 같구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번에 진짜 냥꾼장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기분이 별로 기쁘거나 하지는 않다. 별로 나서서 챙기는 사람이 없으니 내가 했던 것 뿐이지 원래 나는 뭔가 나서서 하는 것보다는 남이 하는 걸 보면서 느긋하게 따라가는 게 적성에 맞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사냥꾼들이 우리 공대에서 얼마 못 버티고 나가거나, 처음 며칠만 온 뒤 감감무소식인 이유가 내 탓이 아닌가 불안한데 내게 공대원 모집까지 하라니 원.

까끌까끌한 성격의 내가 권위까지 얻어서 일일이 잔소리하고 다니게 된다면 조만간 공대에 냥꾼 씨가 마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