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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9 바르게 살자
posted by DGDragon 2008. 2. 29. 22:54
  바르게 살자  라희찬 감독, 정재영 외 출연

군대에 있을 때, 행정병이었지만 남들 받는 만큼은 훈련 받았다. 보직이 보직이다 보니 훈련 계획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고 다녔는데, 보면 훈련은 모든 것이 예정되어있다. 몇시 몇분에 상황이 걸리고 몇시 몇분에 어떻게 전개가 되고... 대항군을 운용해도, 언제 어디서 출발해서 어디로 오는지 다 안다. 그쪽도 알고 우리도 알고.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사실 그게 편하다. 군대 별 것 있나. 편한게 최고지...

하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한번쯤은 '재미있는' '진짜 같은' 훈련을 하고 싶은 마음도 항상 있었다. 조직으로서의 군대이기에 각 개개인이 작전 상황에서 할 일을 완벽히 숙지하는 것이 훈련의 최종 목표이지만, 나 자신이 겪는 훈련은 현실감이 쪼옥 빠진 것이, 그쪽으로 따지면 사회의 서바이벌 게임만도 못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작 군대 있을 땐 있는 줄도 몰랐던 육군 과학화 전투훈련단에 대한 방송도 흥미롭게 봤다. 연대급으로 훈련 규모를 확장한다고 하는데, 그렇다 해도 나는 못해봤을 것이다. 후방의 예비군 부대였으니.

그나마 가장 비슷한 기억이라면 비전투요원 훈련 중에 한 야간 훈련이 기억에 남는다. 상병 말인가 병장 때 후임 몇을 데리고 대략 30미터 밖에서 초소로 접근하는 대항군 역할을 맡았는데, 시간은 저녁 8시 가량이었지만 해가 완전히 져서 불빛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고 바람도 제법 불고 있었다. 배우긴 했지만 한번도 써먹어 본 적 없는 야간 교범대로 손 젓고 한걸음 떼고 손 젓고 한 걸음 떼고... 대략 10분에 걸쳐 이동했을 때 그만하고 가자고 해서 초소 앞에 도착도 못해보고 끝났는데, 내가 나온 곳을 보고 모두 놀랐다. 초소 정면에서 얘기하고 출발했는데, 모두가 정면을 노려보고 있을 때 내가 튀어나온 곳은 그들의 왼쪽 코앞의 나무 그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난 그때 훈련을 담당했던 간부에게 '밤의 제왕'이라고 불렸다.

아... 역시 군대 얘기하면 말이 길어지는군. 내가 이 영화를 찾게 된 이유는 순전히 "진짜 실전같은 훈련"이어서였다. 보통은 어른의 사정으로 그렇게 되지 않지만, 범인 역할을 맡은 경찰이 정말로 "최선을 다하는" 정도만이었기에 훈련은 정말로 실전을 방불케하는 현실감을 띠게 된다. 그리고 정도만에게 농락당하는 경찰들...

메인은 코미디이고 또 확실하게 웃겨주긴 하지만, 곁가지가 조금 많다. 뭐 사회 비판도 좀 있고 연애도 아주 희끄무리하지만 있긴 하고,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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