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블쟈의 시대는 갔다! 다시는 안 온다!'는 주제로 근거도 없는 자뻑류 소설을 쓰려고 했는데, 스타 2에 대해 쓰려다가 결국 출시 때까지 못 쓴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어떻게든 출시 전에 써보려고 15일 되기 전에 글 하나 싸갈긴다.
필자는 디아블로 3는 그냥 소식만 듣고 실제로 플레이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어제와 오늘을 알면 내일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스타 1을 3D로 옮긴 것이 2이듯 디아블로 2를 3D로 옮긴 것이 디아블로 3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는 여전히 누군가의 배신과 타락이겠지. 러브 라인은 없고, 있으면 격파하고... 필드를 달리다가 적을 보면 때려눕히고 돈과 템을 줍는, 뭐 그런 플레이.
필자가 요즘 듣는 게임구타위원회 5회인가를 보니까 뭐 와우가 신선한 시스템이었니 하는 얘기가 나오던데, 블쟈는 신선과는 진짜, 전혀상관없는, 정반대의 게임개발사다. 그들이 개발한 게임에 '남들이 한 번도 안 해본 것'은, 정말 내가 맹세컨데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그들은 항상 남들이 먼저 구현한 아이디어를 가져와 차용해서 게임을 만들었다. 그들이 욕을 안 먹는 이유는, 그걸 그들의 게임에 완벽하게 녹여내어 도대체 어떻게 뭐라고 까기 힘들 정도의 완성도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디아블로 1? 그건 그걸 개발하던 게임사를 블리자드가 흡수해서 다듬어서 내놓은 거다. 그러니까 발매 전에 가져오냐 발매 후에 가져오냐의 차이일 뿐이지.
그래서 블리자드가 실패했느냐? 아니다. 대성공했지. 언제나, 엄청나게 대성공했다. 그 방법으로 무려 20년 넘게 성공해왔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 방법을 바꾸지 않는다. 인간은 잘 돌아가는 시스템은 바꿀 수 없는 생물이다.
그러니까 좋게 말하면 스타일의 유지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여서 썩는 물이다. 스타 시리즈는 스타대로 10년 넘게 똑같은 스타식 RTS를 고수하고 있고, 와우는 10년 다 되어가는 동안 PvE, 레이드 위주 장비빨 MMORPG를 유지하고 있고, 디아블로 시리즈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게임 시리즈는 그 스타일을 바꾸지 않고 수십년 동안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은 매번 똑같은 스타일이라면 질려버린다는 거다. 디아블로 10년 한 사람에게 다시 악마 때려잡는 게임을 들이밀면서 '다음 10년 동안 이거하시죠'라고 얘기하면 그때도 좋아할까.
뭐 게임 시장은 필자의 예측은 잘 안 맞으니까 제쳐두고, 1편은 신나게 했었지만 디아블로 2는 심드렁하게 3정주행하고 끝낸 필자가 3를 미친듯이 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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