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스퀘어에닉스의 RPG. 엑박 360용으로 나온 것인데 UT 3 엔진으로 만들어진 터라 PC용으로도 나오게 되었다. 현재는 데모만 나온 상태며 정품 발매는 나중. 구체적인 날짜는 까먹었지만.
간략화된 마을 및 지도 화면은 SRPG의 그것을 떠올리게 하지만 인던 내 진행이나 전투 등은 기존 FF 시리즈와 거의 비슷한 듯 하다(실제로 해본 FF는 8 뿐이지만서도).
전투 시 개개의 유닛을 직접 통제하는 대신 여러 유닛을 유니온이라는 하나의 단위로 묶어 일종의 분대식 전투를 구현했다는 게 제작사에서 주장하는 특징이다. 하지만 10여개에 이르는 다수의 유닛을 두세번의 명령으로 통제하는 것은 좋으나 밀리와 캐스터를 섞어서 유니온을 만들게 되면, 일반 공격을 시키면 캐스터도 일반 공격을 하고 주문을 쓰게 하면 주인공도 주문을 써버려서 "내가 통제를 하고 있다"는 느낌보단 답답하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대다수를 차지하는 쫄따구들은 뭔 명령을 하든 그냥 어택 명령만 수행하므로 명령을 내린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나중에 가면 쫄들도 각종 능력을 얻어갈 것이므로 달라질지도 모르겠는데, 초반이라 그런지 영 답답하다. 하긴 그 "나중에 가면"도 좀 불안한 것이, 유니온 내 쫄따구들 장비 및 각종 능력을 일일이 챙겨줘야 할 것 같은, 그리고 그 장비와 능력들은 무수한 노가다를 요구할 것 같은 냄새가 풀풀 풍긴다.
아울러 AMD 9950 BE + ATI HD4850 사양에서 풀옵션을 줬을 경우 마을 진행은 자연스러우나 전투만 들어가면 버벅대는데다 교전 이펙트가 터지면 자동 슬로우가 걸린다. 역시 아무리 엔진이 좋아도 만드는 쪽의 숙련도가 좋아야 되는 듯. 하긴 헉슬리가 자폭 인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스퀘어에닉스니 최적화를 통해 전투만 할만해지면 한번쯤 플레이해볼만한 게임인 것 같다. 하지만 높은 옵션에 익숙해져서 그런 건진 몰라도 옵션을 중간으로만 낮춰도 매우 슬픈 그래픽이 되는터라, 최적화가 안 된 녀석을 하려면 근성이 좀 많이 필요할 듯.
P.S.: 전투 중에 생소한 용어가 계속 나오면서 일반 RPG와는 다른 전개가 계속되기 때문에 매뉴얼은 꼭 읽어봐야 할 듯.
P.S.2: 그러고 보니 내가 쫄따구 개념을 가장 먼저 본 게임은 창세기전 3였다. 은근히 시대를 앞서갔나. 하지만 난이도를 포함한 종합적인 완성도는 엿이었지.
P.S.3: UT3도 5.1채널 기본 제공이고 엑박도 5.1채널 지원일텐데 이 게임 2채널인 듯. 내가 막귀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무리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게임이라도 플레이하는 내내 즐거움을 줄 수는 없는 법이고, 결국 한두번은 재미와 재미 사이의 계곡을 참고 건너가야 할 때가 오는 법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계곡을 건너가는 것을 "근성"을 썼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난 이 타이탄 퀘스트(+ 이모탈 쓰론)의 4 ACT 구성 중 3 ACT 초반부터 끝까지 근성 상태였다.
이 게임은 방대한 것이 특징이다. 맵이 랜덤이 아닌 대신 통짜로서 그리스부터 시작해서 이집트, 만리장성을 지나 중국을 거쳐 올림포스 산까지 오르게 되는 대장정을 대단히 아름다운 모습의 맵으로 그대로 표현해내고 있으며 몹이나 NPC, 퀘스트 등등의 컨텐츠들도 배경이 되는 장소들의 세계관을 반영해주는 각종 신화나 전설들을 삽입하고 있다.
문제는 바로 "맵으로 그대로 표현해냈다"는데 있다. 물론 1:1 스케일은 아니지만 플레이어는 엄청나게 먼 거리를 이동하게 되기 때문에, 플레이시간 조절을 위해 전투 시간을 크게 줄여놓았다. 몹의 체력을 낮춰놓는 방식으로. 그런데 한두방에 죽는 몹이 공격력마저 약하면 안 되니, 공격력은 대폭 상승. 게임 내 거의 모든 몹이 체력과 공격력 수치가 거의 동등하다. 그리고 집중적인 전투를 위해선지는 몰라도 몹들이 흩어져있는 게 아니라 한 무리씩 모여있다.
결국 전투는 한타 싸움이 된다. 달려가는 플레이어, 역시 지지 않겠다고 달려오는 몹들. 모여있는 한 무리씩은 함께 반응하는데 그 공격력이 엄청나게 때문에 플레이어는 이들에 대한 방어와 공격을 단 한 번에 성공시켜야 한다. 실패는 곧 죽음. 몹들도 달리기 때문에 여러분은 도망칠 수 없으며 두번째 기회란 존재치 않는다.
전투 시간이 워낙 짧기 때문에 몹의 유형이라든가 전술이라든가 그런 것들은 전혀 필요없다. 서로 상대를 인식하자마자 죽든가 죽이든가 둘 중 하나일 뿐. 이 재미도 뭣도 없는 짓을 플레이시간 내내 반복반복반복반복... 내가 기계냐. 킬링 머신이냐.
순식간에 질려서 ACT 3 초반부터 때려치고 싶었지만 나중 가면 혹시 나아지려나, 나이트메어 모드 가면 나아지려나 해서 그냥 근성 모드로 달렸는데, 달라지긴 개뿔.
과거 액션 RPG 플레이했던 건... 디아 1, 2편도 헬모드 달렸고 다크 스톤, 던전 시즈 2편도 3단계 난이도까지 다 갔다. 특히 던전 시즈 2편은 각 난이도마다 달라지는 플레이 양상이, 제작자가 얼마나 치밀하게 계산했는지 보여줘서 정말 플레이가 즐거웠는데... 이건 도저히 못해먹겠다. 그나마 던전 시즈 1편보단 낫다고 해야 하나. 그건 아예 중간에 때려쳐버렸으니.
전후가 바뀌긴 했는데, 곧 쓸 글의 주제인 마우스를 바꾸었다. 매번 만 원도 안 하는 싸구려 쓰다가 이번에 무려 2만 원짜릴 샀는데, 이걸 사고 보니까 간이 부어서 FPS가 땡겨왔다.
그렇다고 외국산 FPS를 하자니 사람이 너무 적은지라(그리고 그 적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남아 쌓은 내공이 있는지라 거의 전부 괴수다) 국산을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잘 가던 PC방에 마침 헉슬리 광고가 몇 개 붙어있길래 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게임 업계는 역시 나와는 맞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얼마 플레이하지도 않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게임 자체의 짜증과 더불어 지금까지 플레이했던 한국 게임들에서 느꼈던 모든 짜증이 함께 기억나고 있었다.
왜 한국 게임들은 항상 같은 곳에서 날 짜증나게 만드는 걸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데 괜히 나 혼자 지랄하는 걸까.
일단 가입.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한다. 와... 요새는 반대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지 않는 게 대세인데 훌륭하게 역행한다. 게다가 웹사이트 첫페이지부터 뜨고뜨고 또 뜨는 액티브엑스 설치...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액티브엑스 도배에다, 실행 파일 없이 웹페이지에서 게임 실행하는 방식(내가 이걸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행파일만 실행시키면 될 걸 일일이 브라우저를 열어서 찾아가야하기 때문이다. "국산" MMORPG들이 동접자 뻥튀기하려고 죽어도 경매장 시스템은 동원하지 않는 것처럼, 사이트 히트 수 올리려고 하는 수작이겠지). 당연히 파이어폭스나 그 외 브라우저에서는 실행이 안 된다. 실행은 커녕 사이트 로그인도 안 된다.
시스템 불안정. 동일 PC 방의 두군데 자리에서 해봤는데 1곳에선 튕겼다. 계속, 끊임없이... 클라이언트 강제 종료인데도 프로세스 리스트에는 남는데다 강제 종료도 불가능, 재실행도 안 되고 해서 무조건 리부팅을 해야했다. 5번 튕겨서 리부팅하고 그 자리는 포기했다. 그 PC방은 하드미는 주기가 꽤 짧다... 결국 원인불명. 언토 엔진은 3은 몰라도 1, 2는 안정성으로 이름이 높았고 3도 예외는 아닐 것 같은데 좋은 엔진에다 도대체 뭔 짓을 한 건지...
그리고 설명 부족. 오디오고 그래픽이고 이게 무슨 옵션이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알려줘야 조절을 하든가 말든가 할 것 아닌가? 게임에서 사용하는 키는 튜토리얼에서 알려줘야 할 것 아닌가? 전후좌우 키가 디폴트로 뭔지도 알려주지 않고 "빛나는 화살표 따라 움직여라" 이게 대박을 노리는 FPS 게임의 튜토리얼의 첫단계인가? 정작 게이머가 게임 시작하고 궁금해할 건 하나도 알려주지 않은 채 훈련소에 던져놓으면 게이머는 사용키와 화면 구성 등을 알아서 배우던가 사이트에서 찾아야 한다. DIY 교육인가?
몹 디자인은 모델링 하나 해놓고 이름이랑 스킨 바꿔가면서 대체 몇마릴 우려먹는건지... 캐릭터 만들고 처음 들어가는 초보존의 모든 몬스터를 모델링 하나로 다 때워버리는데, 얼마나 저예산으로 만들길래 그러는지 불쌍할 정도였다.
RPG의 레벨과 아이템이든 FPS의 계급이든 노가다성은 20년 가까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게임의 필수 요소이므로 이 부분은 설명할 필요도 못 느낀다.
마지막으로 탈퇴. 공인인증서나 휴대폰 인증이나 신용카드를 요구한다. 난 휴대폰이 제대 선물로 아버지가 자신 명의로 해주신 거라 휴대폰 인증이 안 된다. 신용 카드 없다. 공인인증서는 전에 만들어둔 게 있는데 안 처먹는다... 수미쌍관이라고, 가입할 때도 이걸 요구하든가... 들어올 땐 니 마음대로 들어와도 나갈 땐 니 꼴리는대로 못 나간다고?
언토 3 엔진을 갖다 써도 한국인이 만들면 한국 게임이 맞긴 맞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에휴...
추억의 세틀러...가 아니고 내가 한 건 썹시티였군. 멋모르고 중딩 때 했던 게임이니만큼 마을 전체에 자원 병목과 자원 부족 현상이 언제나 나타나고 있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했었다.
그래도 즐거운 추억이었기에 한 번 해볼까 싶었다. 튜토리얼이야 무난히 넘기고... 캠페인 시작.
로마 1번. 시작하고 버벅이는 새에 적 대군 등장. 개털림.
이집트 1번. 시작하고 버벅이는 새에 적 대군 등장. 박살남.
노르웨이 1번. 시작하고 버벅이는 새에 적 대군 등장. 끝장남.
주 스토리 캠페인 1번. 시작하고 버벅이는 새에 적 대군 등장. 아군 전멸.
...난이도 조절도 없는데?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하지만 몇번을 해봐도 결과는 동일. 결국 지쳐버렸다. 아니... 금광이 없는 건 둘째치고, 아군 기지 근처에 철광산이나 하나 박아주고 군사로 갈구라고 -_- 광산이 있는 근처 산까지 영토 확장하다가 볼장 다 보는 게 정상인가. 아니면 도적 플레이를 하라는 건가.
포기하기로 했다. 적병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해도 답이 안 보인다. 그러고 보니 드래건 샤드가 생각난다. RPG인 줄 알고 약간의 병력 가지고 미션 즐겁게 수행하다가 수십마리의 컴세력 만나서 완전히 박살이 난 뒤 플레이 포기했었지. -_-
이쪽 게임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그동안 가장 크게 느낀 건 고등학교 생활이 중심인 건 하지 말아야겠다는 거였다. 학교가 나오더라도 비중이 부수적일 정도로 적거나 아니면 아예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풍기거나 해야지, 고등학교에서 애들이 하하호호 웃다가 떡치는 걸 보면 가슴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솟구친다. 아아... 나란 놈은 현실과 가상이 이렇게도 분리가 안 되는 놈이었던가. 졸업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고등학교의 기억이 아직도 나를 붙잡고 있었던가.
하지만 이 게임은 괜찮았다. 일단 주 배경은 집이고 다음은 공원과 대학교니까. 수업을 알바로 제껴대는 주인공에 대해선 뭐 자아에 최면 걸고 패스.
그냥 한글 패치가 나왔다 해서 붙잡았는데, 원작 게임의 팬디스크라고 한다. 원작 게임은 한글화가 되지 않았다. 팬디스크라 해도 스탠드 얼론이라 실행에는 문제가 없었고, 내용도 전작에서 이어지는 부분은 몇 없거나 쉽게 짐작 가능했다. 그냥 그럭저럭한 표준적인 팬서비스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쓰기엔 팬서비스 게임은 할로우 아타락시아 이후 겨우 두번째지만). 적절한 시나리오, 적절한 염장, 적절한 떡질.
오마케는 안 했다. 일반적인 오마케답지 않게 과거 서양쪽 PC 어드벤처 같은 형식의 진행 방식이어서 약간 흥미가 가긴 했는데, 초기 한글 패치에서 생긴다는 버그가 발생해서 다 언인스톨하고 지워버렸다. 그런데 다 지우고 보니 새 패치가 있었다. 뭐 안 하면 어떤가. 별로 하고 싶은 마음도 안 든다. 게임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고... 그냥 내가 요새 삶이 시들해서 그렇다. 이 게임도 한글 패치 나온지 얼마 안 되어 붙잡아서 지금까지 하고 방금 지웠다. 길어야 20 시간 정도 분량인데.
항상 느끼지만 이런 게임의 음성은 계륵인 것 같다. 글만 읽고 제끼면 페이트 같이 텍스트 분량으로 압도하는 게임이 아니면 클리어 시간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는데 음성을 안 듣고 넘기기는 그러니. 하지만 안 듣고 넘기기엔 너무 아깝다. 언어외적인 요소도 전달이 안 되고.
별로 쓸데는 없는 덧글 - 이 게임에서도 그렇지만 일본의 관서 사투리는 흔히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이 되곤 하는데, 관서가 내가 알기론 도쿄 서쪽 지방이다. 그렇다면 전라도 사투리가 되어야 표준어에 대한 상대적인 의미로 적절하지 않을까? 관동 사투리는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하고. 아니면 뭔가 문화적으로 지리적인 면이상의 유사점이 있는 걸까.
에이지 시리즈 1, 2편도 물론 해보긴 해봤는데 내 입장에선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다. 시기가 토탈을 접한 것과 비슷해서 그런 것도 있었고(토탈을 접한 뒤 내겐 모든 RTS가 시시해보였다. 지금도 그렇다. 물론 서프림 커맨더와 포지드 얼라이언스는 제외. 아 언제 해보나) 게임의 특징이라고 할만할 복잡다양한 업그레이드 트리에 도저히 적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게임을 잡게 된 건 어디까지나 약간의 우연과 나의 변덕이었다. 하지만 재미있게 했다.
전반적으로 에이지 시리즈와 그렇게 크게 차이나지 않으며,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라는 이름이 이 게임의 특징을 모두 드러내준다고 본다.
에이지 시리즈 답게 기존 1, 2편의 특징들을 꽤 많이 계승했다. 시대 발전을 비롯해 초보자를 질려버리게 만드는 엄청난 양의 업그레이드들이 있고, 그래픽이나 사운드(특히 효과음은 거의 완벽한 재활용이다) 또한 과거 에이지 1, 2편과 유사하다.
다만 그래픽의 경우엔 시리즈 최초로 3D로 바뀌었다(이는 3편으로 계승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게임처럼 3D로 시점을 휘휘 돌려대거나 하지는 않지만, 화면의 축소 / 확대가 가능하게 되었고 몇몇 유닛의 특수 기능의 경우 유닛들을 날려버리는 연출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쉬운 타격감이 보충되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mythology(신화)라는 제목처럼 고대의 신화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신과 신화가 실재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판타지 월드), 업그레이드나 유닛 등 게임 전반적인 곳에 신화가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할 때 주신을 선택하게 되며, 시대발전마다 플레이어가 섬길 하위신을 선택하게 된다(조금 약화되어 3편으로 계승된다). 이 신의 선택으로 인해 플레이어에게 허락되는 유닛과 업그레이드가 달라지게 된다. 같은 진영을 선택하더라도 플레이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유닛 타입에 기존의 인간 병사에 더해 신화 유닛과 영웅 유닛이 등장하게 되었다. 따라서 기존의 창병 -> 기병 -> 궁병 -> 창병 상성과 근접 -> 공성 -> 건물 상성에 더해 이번에는 인간 병사 --> 영웅 유닛 --> 신화 유닛 --> 인간 병사의 상성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신전에 신화 유닛 생산 기능이 추가.
종족은 오리지널에 3종족(그리스, 이집트, 노르웨이)이 등장하고 확장팩에 아틀란티스가 추가된다. 각 종족마다 유닛과 업그레이드 및 자원 채취 방법 등등이 다른데다 주신과 하위신이 다 다른지라 기본 세팅에서부터 많은 변화가 생긴다. 쉽게 질리지는 않을 듯 하다(필자는 싱글만 했지만). 밸런스 잡기는 힘들겠지만.
난이도는 쉬움 보통 어려움 티탄이 있었고 티탄은 이름만으로도 상당한 압박이 왔기에 어려움으로 했다. 보통은 쉬울 듯 했고. 뭐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한번만에 깨는 건 상당히 힘들었고 대략 두어번 정도 재시도를 해야 했는데 내겐 그 정도가 도전 욕구를 적절히 자극해서 딱 알맞은 듯 했다. 확장팩 티탄의 복수는 오리지널보다 더 어려웠지만 역시 할만했고. 9번째 미션 티탄의 공격은 빼고. -_-
오리지널은 32개 확장팩은 12개의 미션을 제공하며 각 진영을 해볼 수 있도록 적절히 배분이 되어있었다. 게임의 기본 진행 방향은 기지 육성 후 적을 쓸어버리는 것이었지만 특수 임무들도 꽤 있었고 게임에 제한이 주어지는 경우도 상당했다.
한편 계속 재시도를 하면서 미션에 도전하다 보니 에이지 시리즈에 적응하게 되었다는 것도 이득의 하나인 듯.
하드 난이도나 수퍼 하드 난이도는 이름만 그렇지 실제로는 별로 어렵지 않다. 포인트만 알면(하드는 전체 공격기 + 파이널 벨로시티 1렙, 수퍼 하드는 흑들의 %기) 중레벨과 고레벨의 2, 3주차 정도인 느낌.
노조미 루트로 노말, 하츠키 루트로 하드, SH 5장 시작 부분에서 세이브해서 나머지 캐릭 엔딩 보고 나루카나로 대미를 장식하려고 했는데, 5번째인 나야 루트 엔딩 보고 나루카나 하려니 도저히 지겹고 짜증나서 못하겠다. 고로 언인스톨.
SH의 포인트는 위에도 썼지만 %기. SH에선 상위 고정 대미지의 전체 공격기가 나오지 않기 떄문에 중반만 넘어가도 전체 공격기로 3명을 두들긴 대미지의 합계보다 %기로 한 놈 친 게 대미지가 더 나온다. 후반에 가면 %기로 대폭 깎고 서포터로 마무리한 뒤 전투가 끝날 시점에 파이널 벨로시티로 가속해주는 것이 기본. 따라서 파티 구성도 3인 파티가 주력이 된다. %기와 파이널 벨로시티 가진 흑, 방어 + 회복의 녹, 마무리를 할 적. 여기에 영원한 무적 올라운더 유포리아.
하지만 아무리 효율적이라 해도 이 한 패턴으로 가는 건 너무 지겹다. 결국 파이널 벨로시티3종 세트를 가진 제츠가 후반부에 독주하게 되는데... 밸런스 조절 실패인가 싶기도 하지만 10~ 12장 한정이고 보면 내가 SH만 너무 반복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노말 2번 하드 2번 SH 2번 이렇게 갔다면 괜찮았으려나... 아니 역시 지겹겠지.
한편 인기 투표 1위에 빛나는 (귀여운)(완전소중)(하면 되는 아이인)(승리의) 유포리아는 한 때 올라운더로 잘 나가던 노조무와 나루카나가 쇠락해가는 중에서도 유일하게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둠 저지먼트, 더스트 투 더스트, 유일하게 HP가 회복하는 마나링크 등등 제작진의 지나칠 정도의 사랑이 실린 스킬들. 인기 투표 코멘트에 보면 나루카나에게 전투에서 신세를 졌다는 얘기가 많다던데 그 친구들 SH까지 했다면 평가가 바뀌었을 것이다.
이 게임은 비주얼 노벨적인 측면보단 게임성이 강조되어있다. 맵 디자인이 절묘하고, 적들의 구성이나 롤체인지하는 인공지능 등등이 플레이어를 고심하게 만든다. 따라서 전략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인 파티 구성을 해야 하고, 전술적인 측면에서 올라운더의 스킬 체인지나 파티의 롤체인지를 적절하게 해줘야한다. 그래픽이나 사운드 등 외적인 면도 괜찮았고 각 캐릭터의 개성도 잘 드러나 있었다. 특히 별로 무겁지 않은 시나리오와 상쾌한(아니 허무한?) 엔딩이 뒤끝없이 즐기고 언인스톨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임.
스킬과 건물의 절반 이상이 쓸데가 없는 완전한 쓰레기라거나, '내가 배후다 후후후' 곱하기 십여번 혹은 모 캐릭 루트의 경우 떡부터 치고 사랑 고백한다거나 하는 환상적인 시나리오라거나, 적흑청록은 괜찮은데 백색은 어디 쓸 데가 없는 완벽한 쓰레기 속성이라는 것 정도만 빼면 꽤 괜찮다.
NPC와 대화 - 상자따기 - 상자따기 - 전투 - 상자따기 - 상자따기 - 상자따기 - 상점 거래 - 상자따기 - 전투 - 상자따기 - 상자따기 - 이동 - 상자따기 - 상자따기 - 상자따기 - 대화 - 상자따기 - 대화 - 상자따기 - 상자따기 - 상자따기
물론 다른 D&D 기반 게임, 혹은 다른 RPG 게임에서도 상자따기는 나온다. 게다가 나는 그것을 매우 즐기는 편이었다. 게임 내의 상자는 다 털었으니까.
하지만 네윈나 1의 오리지널 캠페인에 나오는 상자는 그것들을 모두 초월했다. 많다. 매우 많다. 너무 많다. 어느 정도 많냐하면, 상자들을 열다가 내가 원래 뭘하던 중이었는지 다 까먹을 지경이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이동하는 시간과 대화하는 시간과 전투하는 시간보다 상자따는 시간이 더 길다. 이 게임에 나오는 모든 NPC보다 상자가 두세 배는 더 많다. 거기다 집안도 아니고 길거리에 널려있는 상자는 왜 이리 많은지. 누가 거기에 재산을 넣어두나. -_- 거지가 된 느낌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상자 안 줍고 스토리 진행을 하면 되지 않는가? 좋은 지적이다. 그러나 그 내용물 중 태반이 1~3골드 가량의 사람 가지고 노는 내용물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나머지를 위해 열지 않을 수가 없다. 장비 사야지. 에디터 쓰기는 싫고.
과거에도 1장 하다가 1번, 2장까지 갔다가 1번 때려친 경험이 있어 이번이 3번째인데 환상의 한글 번역과 더불어 나를 가장 괴롭히는 부분이다. 좀 살살하자고 이것들아. 아무리 싱글 캠페인 길이가 짧기로서니 그걸 상자따기로 커버하려고 드냐.
소프트하우스 캐러사의 게임은 둥드와 이것 2개 밖에 안 해봤지만 제작사의 개성은 확실히 각인되는 듯 하다.
밝은 분위기, 짧고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시나리오, 어찌보면 미니 게임으로도 여겨질 정도로 가볍게 즐길 수 있지만 만만하지는 않은 난이도의 게임 플레이 파트, 해피 엔딩, 다양한 부가 시나리오들과 오마케, 그리고 쿵떠러덕떡 쿵떡쿵떡 쿵떠러쿵떡 쿵떡떡. -_-;
하지만 안 그래도 길지도 않은 게임이, 깊이가 없다는 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반면 파고들 부분이 없어서 아쉽기도 하다. 진짜 몇년만에 보는 헥사곤 기반 턴제 RPG인데. 둥드도 3년차까지 달려서 한 올엔딩 꺼내면 끝이지만 왕적은 한 번 엔딩을 보면 2주차는 필요가 없다. SS 가진 숨은 보스라던가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나머지는 별로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내 취향에 딱 맞는 게임이다(특히 엔딩과 후일담의 충실함에 점수 추가 30점). 아주 재미있게 즐겼다.
게임팁을 몇개 써보자면 첫 미션에서 감잡기가 힘들었는데, 2개 군단을 만들어서 2개 군단을 1칸씩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초반에는 적군을 1개 군단씩만 데려와 수적 우위로 각개격파 할 것, 누구든 좋으니(아예 군단장 스킬을 기본으로 가진 녀석이 좋다) 군단장과 일반병으로 할 사람을 확실히 구분해서 스킬을 배워줄 것. 마법사를 쓰려면 반드시 질풍의 진 가진 군단장에게 붙일 것. 그리고 되도록이면 주력군은 S까지 찍을 것. S 스킬들이 밸런스 붕괴가 많았다. 스킬을 제대로 배운 올 S의 군단은 종류 불문하고 전력비 1:1 미만은 1턴에 전투 종료. 최고 3:1까지 이겨봤다. -_-
내 컴퓨터는 4.5년 전에 산 거다. 그런데 이 게임이 돌아간다. 놀라운 요구 사항이다. 물론 옵션은 풀로우지만.
남들 다 재미있게 즐기는 게임에 욕했다가 후환이 두렵긴 해도 그래도 마음에 안드는 건 안 드는 거고 할 말은 해야겠다. 기본 게임 설계는 이미 몇년 된 건데 스토리와 유닛 조금씩 바꾸고 그래픽만 일신하면서 이렇게 우려먹는 건 언제까지 할 셈인가? 그래픽만 고퀄이면 새 게임인감?
난 이제 이런 2D 베이스 게임은 지겹다. 그래픽 말고 게임 디자인 자체가 육상전만 있는 2차원 전쟁 아닌가. 오르카는 비행 유닛이라기보단 육군에 소속된 대지공격지원기 같다. 내가 토탈과 서컴빠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몇발 쏘지도 못하고 기지로 돌아가 재충전해야 하는 공중 유닛(오르카였던가)도 짜증나고, 물은 볼 수도 없는 것도 짜증난다. 아 해상전은 후반에 나오려나. 보병은 여전히 차량 유닛 만나면 밥이다. 그래도 초반의 상대가 경차라서 그런건지 깔려죽지는 않았지만.
타마키라는 캐릭터가 있기있는 이유가 궁금해서 한글 패치가 나온 김에 해봤다. 몇달 전에 한 거야 이거 -_-
중간에 코노미를 버릴 수가 없어서(-_-; 필자는 이런 설정에 약하다) 코노미 엔딩을 보고, 2번째로 타마키 엔딩을 봤다.
여전히...도 아니고 더더욱 더 이유를 알 수 없게 되었다. 어디가 그렇게 좋다는 거지?
그리고 주인공 녀석이 매우 싫어졌다. 여자가 낯설고 상대하기 당황스러우니 어쩌니 하더니 옷만 벗으면 초절정 테크닉에 절륜 정력 마왕이냐. 아니 옷 벗으면 프로 포르노 배우인 건 다른 게임의 주인공들도 마찬가지지만 이 녀석은 특별히 시작 부분에서 난 여자가 두려워효~라고 발발 떨던 녀석인데 뭐지 이 변화는!
암만 생각해봐도 순애물도 연애물도 아니고 이 짧은 스토리와 단순한 전개는 도저히 못봐주겠다 싶어 거기서 바로 언인스톨.
아아. 음성 지원이 싫다. 공략 캐릭터가 많은 것도 싫다. 개개의 시나리오가 너무 짧아지니 질이 낮아지고 결국엔 그냥 뽕빨물이 되어버리잖아.
덧글 : 게임 연령 제한은 19세. 타마키는 17세던가 18세던가. 게임을 하는 시점에서 이미 플레이어에게 여동생뻘! 아니 그보다 일본의 개정 법령에 의해 이런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는 모두 만 18세 이상이다. 고로 게임이 위법이든지 아니면 나오는 캐릭터들이 전부 2~3년 꿇은 처자들인 것인가!
게임이란 자기가 좋아해서 하는 것이지만, 역시 취향을 타기 마련이어서 좋아하는 장르와 싫어하는 장르,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별히 좋아하는 게임 시리즈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그 반대도 있고.
아스레아는 어드벤처를 무척 즐기지만 나는 옛날옛적에 어드벤처(일본계 걸게임 말고 90년대 꽤 인기 끌었던 서양계 PC 게임들 말이다) 장르는 모조리 다 때려쳤고, 내가 무척 즐겼던 TA는 아스레아가 관심을 가지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적응에 실패했다. 대신 C&C는 정반대다[각주:1].
서론이 길었는데, HoMM 시리즈는 내가 꽤 오랫동안 적응을 위해 노력한 시리즈다. 뭐 안 하면 그만일수도 있지만 워낙 명작이라는 평이 자자하니 한 번쯤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다. 2, 3, 4편(기억이 잘 안나는데 아마 1편도 해봤지 싶다) 모두 해보긴 했지만 적응에 실패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거였다. 권장 클리어 타임 2주짜리 미션을 완수하는데 2달이 걸리니 말 다했지.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1명의 영웅에게 유닛을 다 밀어넣고 그걸로 모든 것을 다 처리하려고 해서였고. 하지만 유닛 충전하러 본성까지 왔다갔다 하는 새에 아군 병력 증강률보다 적군 병력 증강률이 더 높아 결국 포기하는 패턴이었다. 우주방어 -> 개떼러시는 RTS라면 필승패턴이건만!
시리즈 최초로 3D를 시도한(그래서 내 컴퓨터에서 버벅거렸다 이젠 이런 게임도 최소 옵으로 돌려야 하다니) HoMM 5는 평이 별로 좋지 않았던 전작 때문인지 새로운 시도보단 원류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리고 3D가 된 덕분에 캠페인의 이야기 전개가 엄청나게 부드럽게 잘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전투 애니메이션도 풍부해졌고.
그러나 결국 적응에는 실패했다. 2번째 3번째 영웅도 도입해서 키워보고 유닛 배달도 시켜보고 해봤는데 여전히 미션 클리어하는데 몇 달 단위로 시간이 걸리고, 시간 단축에 신경 쓰다보니 이젠 재미마저 못 느끼겠다.
뭐 어쩔 수 없지. 시리즈 전체에 대해 지지다. 리플레이가 지원되면 리플레이를, 고수 플레이 동영상(물론 상세 해설 첨부된)이 있다면 한 번 보고 싶은 심정이다 정말.
하베스터가 보병 50명을 한순간에 피떡으로 깔아뭉개는 건 참았지만, MBT의 주포에도 살아남는 인간은 인정할 수 없다. 여기 인간들은 도대체 무슨 돌연변이냐! [본문으로]
NC 기관지 경향게임스(이 찌라시의 글은 메인보다 사족이 정말 웃긴다. 사족을 쓴 놈의 초딩인지 아니면 위에서 시킨대로 쓰다보니 초딩스럽게 된 건지)의 주장을 좇았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 말대로 외산 게임 죽이기의 일환으로 [각주:1]게등위가 와우의 딴죽을 걸고 넘어졌다면 적어도 내게 있어선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그라나도 에스파다(GE)를 좀 건드려봤기 때문이다. 확실히 제때 확팩이 나왔다면 설치조차 안 해봤을테니까.
물론, 몇시간 못 버티고 때려쳤지만.
와우와 비교해봤을때(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게 안 된 일이긴 하지만 게임 성격이 같으니 어쩔 수 없다) 이 게임의 유일한 장점이라고 한다면 뛸 때 때릴 때 맞을 때 흐뭇하게 흔들리는 여워록의 젖가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눈높이를 좀 낮춰서 그 외 국산 게임과 비교한다면 세계관이 겉으로 떠돌지 않고 인물이나 몹, 던전 설계 등등에 잘 녹아있다는 정도.
나머지는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국산'스럽다. 일단 무엇보다 모든 것이 레벨업으로 귀결되는 빈약한 컨텐츠. 그리고 레벨업의 왕도로 제시되는 것은 사냥. 가장 효율적인 사냥은 같은 장소에서 시간을 들여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무한 노가다. 무슨 짓을 해도 이 짓이 재미있어 질리가 만무하다. 16레벨부터 레벨업이 느려져서 환장하겠던데, 한 30~40레벨을 저레벨로 레벨업이 잘 된다고 하면 도대체 후반부는 어느 정도인 건지.
좀 더 까놓고 얘기하자면 솔직히 게임의 뼈대는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너무나 유사하다. 아이템에 달리는 옵이 랜덤이라는 것 정도가 다를까. 무슨 퀘스트 같은 팔다리 달면 뭐하나. 안에 뼈가 없는데. 여전히 어류다.
사람이 시스템을 만드는 건지 시스템이 사람을 만드는 건진 모르겠지만 만든 게임이 2연타로 이러면 김학규씨에 대한 내 평가도 수정해야겠다. 본인이 유저들의 컨텐츠 소모에 대한 유일한 해답은 미친 레벨링 시간 뿐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만들었든, 그것도 아니면 GE 만든 돈으로는 그것 밖에 답이 없었든, 정말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본인을 포함한 제작진들이 정말 이런 방식을 진심으로 좋아해서 그렇게 만들었든,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나온 결과물이 지루하고 재미없고 짜증나는 레벨링 게임이라는 것이다. 한 자리에서 같은 몹을 잡아죽이는 반복 작업을 수십 수백시간 동안 한다니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자잘히 씹을 건 훨씬 더 많지만 이미 게임이 눈 밖에 난 터라 씹기 위해 씹는 꼴이 될까봐 이쯤에서 줄인다. 아 그리고 이 글을 레임프루프로 퍼가는 것을 금한다. 라그나로크 건도 충분히 열받는 일이었다. 출처 표기만 하면 저작권에 안 걸리니 괜찮은 줄 아는 모양인데 원저자에게 어디로 퍼가는지도 안 알려주고 퍼가는 건 어디서 배워먹은 예절이냐. 세상엔 한국 게임계의 유일한 구세주 학규횽을 싫어하는 미친 놈도 하나둘은 있는 법이니 일일이 사상교정하려 들지 말고 아 저 색히는 와우에 미쳐서 다른 게임 욕하고 다니는 개념없는 와우빠구나 하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서로 피곤하다.
이 친구들이 와우 관련해 공지 올린게 아주 개그인데 일단 게등위라고 먼저 부른 건 언론사들이 먼저고, 사실 게임 등급 위원회니까 게등위 맞잖아. 그리고 와우 심의 문제는 사실 왜 하냐가 문제지 빠르냐 늦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여타 국산 게임들은 '확장' 패치 관련해서 한 건도 심의 안 받았거든. [본문으로]
신청은 안 했지만 폐인순으로 끊어준다는 걸 받았다. 아무래도 스트레스 테스트가 아닐까 싶은데...
일단 들어가서 퀘하면서 느낀 건 뭐랄까... 와우 2.0이라는 느낌이었다.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실제로도 버전은 2.0이긴 하지만.
새로운 대륙인 아웃랜드. 모든 것이 다 새롭다. 새로운 맵, 새로운 마을, 새로운 지형, 새로운 모델링의 새로운 몹. 하지만 기본 시스템들은 그대로다. 새로운 땅에 도착해서 와이번을 찍고 여관에 귀환 지정하고 마을 돌면서 퀘 받고 수행해서 보상 받으면서 레벨링.
물론 레벨링할 때의 얘기고, 아웃랜드의 새로운 컨텐츠 - 필드쟁, 인던 하드 모드, 평판 작업, 전장, 10인 / 25인 레이드, 투기장 등등은 전혀 겪어보지 못한터라 더 있어봐야 알겠지만, 뭐 그렇게 천지개벽할 정도는 아닌 듯 하다. 확팩 되면 모든 게 끝장나는 듯 설치는 친구들은 막상 확팩 열리면 좀 당황스러울 듯.
그리고 게임을 하다 보니 마치 오베 때 처음 캐릭터를 만들어서 레벨업을 하던 그 느낌이 났다. 무엇보다 그런 느낌을 강하게 준 건 천골마 타고 달려가는데 애드되어서 멍해짐으로 말에서 끌어내린 뒤 다굴쳐 죽여버리는 "일반" 몹들. 이 내가 일반몹을 조심스럽게 풀해서 잡게 될 줄이야.
일단 소감은 이게 다다. 별로 많이 해본 것도 아니고, 단순히 퀘스트 진행하면서 레벨업 한 것 뿐이니 더 쓸 말도 없다. 아마 만렙 못 찍거나 찍자마자 확팩 적용될 듯 한데...
와우만 하다가 RTS를 못 해먹을 지경의 발컨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미션 중간에 그만두었다.
1편을 계승하면서 많은 면에서 나아졌고 그래서 2편이겠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별로 흥미를 못 느꼈다. 단지 좀 더 나아진 1편을 다시 하는 기분이었달까.
대응 유닛의 상성도는 상당히 올라갔고 캡쳐의 활용도는 서브시스템 때문에 거의 제로로 떨어졌다. 자원의 양도 많고 수집 속도도 빠르지만 소모 속도도 빨라졌다. 자원 장악하고 기술 개발하면서 유닛 많이 뽑아 숫자로 밀어 붙이는 게 유리하다. 완벽한 3차원인 것은 여전히 이 게임의 특성이지만, 이거 밖에 안 남은 것 같은 느낌.
그래픽이나 사운드... 뭐 외적인 건 게임 나올땐 내가 군대에 있어서 몰랐고 지금은 2006년이니 별로 말할 게 못 되겠지.
아무래도 1편의 미션 막바지에 이온 프리깃 140여대를 캡쳐해서 써먹은 게 기억에 많이 남은 듯 하다. 2편에서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자마자 점수가 팍 내려갔으니. 그래도 시스템을 여타 RTS와 똑같이 맞춰버릴 것까지는 없다고 보는데.
이 게임은 H 게임이다. 다른 뭐, 걸 게임, 미소녀 게임 이런 종류의 정의도 많지만, 이 게임에겐 H 게임이라는 장르명이 걸맞다(…). 그야말로 H를 위한 게임. 그것도 대부분 강제(강간이랑은 또 미묘한 차이가 있다 - 아니, 몇몇은 확실한 강간 맞지만)로.
주인공은 약혼자와 결혼하기 위해 둥지를 만들게 된다. 자세한 설명은 아직 플레이 안 한 사람 - 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 의 즐거움을 위해 생략하기로 하고, 그걸 위해 매주 단위로 둥지를 개축하거나, 쫄따구를 소환하거나, 마을을 습격해서 공물을 털어오거나 한다. 그러면서 납치한 여자나 제물로 바쳐진 여자, 둥지에 쳐들어온 모험자 등등과 삐리리도 하면서 재물, 둥지, 정력(아니 실제로 수치도 있다)등을 키우면 된다.
캐릭터나 시나리오는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없고, 그래픽이나 사운드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원화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작품 분위기가 가볍고 밝게 흘러가는데다, 캐릭터들도 엄청 좋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정감가고(싫은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무엇보다 매주 단위로 펼쳐지는 둥지 공방전이 정말 재미있다. 처음 볼 때 던전 키퍼를 연상했는데, 스케일을 줄인 던전 키퍼라고 보면 상당히 근접할 듯.
처음에는 둥지도 썰렁하고 부하도 없고 돈도 없어서 정말 어렵지만, 다른 건 몰라도 몬스터가 계승이 되기 때문에 아니다 싶으면 대충 아무 엔딩(배드도 문제없다)이나 보고 승계해서 처음부터, 처음부터, 처음부터. 몬스터들의 평균 레벨이 들어오는 모험자를 다 때려잡는 레벨이 되면 마음놓고 궁성 부수고 다니고, 큰 거 한 방에 돈은 몇천씩. S등급 영웅을 때려잡으면 작은 왕국 22년치 예산이 들어오는 것이다(근거 - 돈 1만이 모이면 쿠가 "작은 왕국 100년치 예산"이라고 함)!
얼마나 재미있냐 하면 H 보려고 시작한 게임인데 정신 차리고 보니 H는 다 제껴버리고 왕궁 뽀개기 - 영웅 때려잡기 - 몬스터 레벨링에 열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 이런 류를 많이 해본 사람에겐 식상할지 몰라도 내겐 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싫어하는 캐릭터도 없고 그렇게 좋아하는 캐릭터도 없지만, 그래도 꼽아보라 한다면 천연바보 유메와 살인내숭 류미스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류미스 엔딩 1과 엔딩 2의 차이를 보면서, "아 남자는 역시 능력이다"라는 걸 새삼 느꼈다(웃음).
덧 - 바로 아래 적은 B&W 2와는 반복 플레이란 면에서 정반대의 게임이다. 이쪽은 무한 반복 권장(재미도 있다), 저쪽은 1번만(완전히 새로든 이어서 하든 짜증).
당신은 우주의 어둠에서 태어난 신이다. 그 어둠을 떠돌다, 신을 원하는 소리에 이끌려간 당신은 아즈텍인에게 공격당하며 구원을 바라는 그리스인들을 발견해, 급한대로 몇 명을 구하여 다른 땅Land으로 탈출했다. 거대한 세력을 가졌으나 섬기는 신이 없는 아즈텍, 그리고 그 아즈텍을 따르는 노스인과 일본인, 그리고 지금은 생존자 몇몇만 남아있으나 강한 신(바로 당신!)을 가진 그리스인. 과연 그리스인들은 침략자들을 물리치고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B&W 1편을 내놓아 "과연 피터 몰리뉴!"란 소릴 들었던 몰리뉴가 그 게임의 2편을 내놓았다.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여러 칭송을 들은 게임에 2라는 단순한 글자를 붙이기 위한 그 엄청난 고행. 과연 몰리뉴는 그 고행 끝에 어떤 도를 얻었을까.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게임 진행
이 게임의 목적은 자신을 받드는 종족을 번성시켜, 모든 땅을 차지하는 것. 모든 땅에서 플레이어는 크리처와 주민 몇명, 약간의 자원을 갖고 시작한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도로를 놓고 건물의 청사진을 찍고, 비옥한 땅에 곡식이 자랄 들판을 지정하면, 크리처와 주민이 나무를 자르고 광석을 캐고, 건물을 짓고 인구를 늘리면서 번성해나가기 시작한다. 전작에서도 대단했던 AI는 역시나다. 처음 마을 설계를 적당히 했다면, 더 이상 마을에 손 댈 필요는 없을 정도. 아, 번식부 사도는 필요하겠지만.
마을이 어느 정도 커지고 안정하면 슬슬 인근 마을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마을과 인구를 더욱 확장해서 그 감화력으로 점령할 수도 있고, 군사를 모집해서 강제 점령할 수도 있다. 물론 두 방법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사실 그게 제일 빠른 방법이다. 전자는 주로 선쪽이 되며, 상대 인구가 이주해오기 때문에 상대 마을은 무인 마을이 되거나 없어지고 플레이어의 세력이 더 커진다. 후자는 악이 되며, 상대 마을은 일종의 속국이 된다. 약간의 트릭으로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긴 하지만, 매우 귀찮은 일이다.
1편과 비교해봤을 때
게임의 많은 부분이 보다 명확해졌다. 선과 악에 관계된 일을 할 때마다 선 / 악이라는 글자가 나타나며, 언제나 자신과 크리처의 선 / 악도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항상 주민의 욕구를 확인 가능하며, 얼마나 다급한 건지도 알 수 있다. 1편을 할 때 왜 그렇게 되는지도 모르면서 악신이 되었었는데, 덕분에 선신으로 게임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건물의 종류가 대폭 늘어나 주거용 건물만 대여섯가지이며, 광물이나 곡식의 원자재를 가공하는 건물이나 장식물들(주민의 행복도를 올려준다), 각종 문화 시설 등이 존재하며, 이들은 제각기 주민의 행복도나 마을의 감화력, 생산력 등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배치가 중요해졌다.
단점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점이 꽤 많은 편인데, 모두 "뒤가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즉, 이 게임은 1회차, 8개 랜드, 플레이타임 30시간 플러스마이너스 5시간을 위한 게임이다. 그 뒤는 생각하지 않았고 배려하지도 않았다. 엔딩을 보면 모든 정보를 가지고 노스 랜드부터 다시 시작하지만, 똑같은 짓을 또 하고 싶은 사람은 몇명 없을 것이다. 별로 유행이라든가 추세를 따르라는 건 아니지만, 너무 짧은게 아닐지.
크리처나 주민들의 AI는 우수하나 적 AI는 매우 한심스럽다. 너무 쉬워서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 가끔 에픽 기적을 쓰고 이쪽에 군대를 보내긴 하나 그게 전부. 인구는 절대 늘지 않고, 생산력도 매우 약하다. 군대는 한 번에 20명씩만. 계속 버티다 보면 결국 남자들의 씨가 말라 스스로 멸망한다.
하드웨어 커서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컨트롤을 할 때 약간 뻑뻑한 감을 느끼게 되며, 다양한 건물을 골라 지으려고 할 때 건물 선택 인터페이스가 매우 불편하며(이 부분엔 단축키도 없고, 휠도 안 먹힌다), 건물과 사람들의 상호 관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겨도, 몇페이지 되지도 않는 얄팍한 매뉴얼에선 절대 답을 찾을 수가 없다. 게임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몰리뉴의 배려인가?
결론은 확장팩인가.
이 게임이 피터 몰리뉴의 능력을 보여주는 건 사실이다.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쉬운 적, 부실한 설명, 불편한 인터페이스, 짧은 플레이 타임, 몇 개 안 되는 맵의 무한 반복은 정말 좋은 게임이라곤 말하기 어렵게 만든다. 뭐랄까, 라이트하다. 이 게임은 파고들 요지도 별로 없고, 그런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지도 않았다. 짧은, 단 한 번의 플레이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만든 게임이다. 하루 1시간, 30일 즐기기엔 적절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골수 게이머인 내겐 그 점이 가장 큰 불만이며, 이 게임 자체가 데모로 보인다. 피터 몰리뉴의 능력에 대한 데몬스트레이션, 그리고 앞으로 나올 후속작에 대한 데모.
솔직히 왜 이렇게 디자인한건지 영문을 모르겠다. 플레이어는 체력, 방호복, 수류탄, 의료킷, 세 종류의 화기를 가지고 다닐 수 있고, 계속 만나게 되는 적(평범한 인간)들을 죽이고 그 무기와 탄약을 획득한다. 이쪽의 태세가 만전이고 총알도 넘치는데 중간중간 나오는 시체와 이유도 없이 깔깔대는 애새끼가 플레이어에게 공포를 주겠는가?
하다못해 "총소리와 고함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특수부대원이 아이에게 총을 난사하다가 이유없이 피를 뿜으면서 짜부라져서 죽고 아이는 웃으면서(희미하게 뭐라고 씨부리면 더 좋고) 플레이어에게 다가오다가 사라진다" 뭐 이런 시츄에이션 정도는 되어줘야 하지 않을까.
동양적인 공포라. 착상은 좋으나 연구도 부족하고 적용도 시원찮은 게 흠인 듯 하다.
그리고 사양이 대단히 센 편인데, 이렇게 어두우면 그래픽이 좋든 구리든 알 게 뭐냐. 솔직히 다들 놀래던 둠삼 할 때도 나는 그게 불만이었다. 어두우면 길 찾기만 어렵울 뿐.
역시 이런 류는 진작진작 해버려야 한다. 미리니름 당할 거 다 당하고 게임을 하고 있자니, 두근대며 보는 건 보는 거지만 기대하는 바가 "다음 장면은?" 이 아니고 "그 대사는 어디서?" 라니 이거 원.
특히 인상 깊은 건 그림의 확대 / 축소 / 회전 / 반전 / 떨림 / 전환 등과 효과음을 섞어서 만들어낸 전투씬. 캐릭터가 움직이는 것을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님에도, 묘사글와 어우러져 실제 전투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3가지 루트의 경우 각 히로인을 차례로 공략하는 루트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1인칭이라는 시점에서 볼 땐 에미야 시로의 서로 다른 성장기라고도 볼 수 있겠다. FATE 루트는 뭐라 꼬집어 말하기 어렵고, UBW는 영웅(혹은 비인간)으로, HF는 인간으로. HF 루트를 싫어하는 이들은 "타락"이라고도 표현하던데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사쿠라를 위한다고 설마 정의의 사도가 순식간에 이기주의적 악당이 되겠는가. 그냥 정의감 있는 평범함 소시민 A 쯤 되겠지.
HF 트루 엔딩(실질적으로 페이트의 최종 엔딩)이 아주 마음에 든다. 잔잔하게... 넷이서 꽃구경이라. 그 엔딩 보고 나니 타이틀 화면이 샥 바뀌는 것도 멋지고.
1.4GB에 달하는 용량이 압박을 주는 게임. 맵만 적지, 기본적인 시스템은 몽땅 다집어넣은 거 같다.
일단 "대작 게임"의 포스를 팍팍 풍기는 그래픽과 사운드가 굉장하다. 모델링도 상당하고, 특히 마법이나 파워 쓸 때의 이펙트가 괜찮다. 전체적으로 약간 거친 느낌이 드는데 뭐 신경 안 쓰이고. 사운드도 괜찮은데 특히 이펙트와 효과음이 합쳐져서 괜찮은 타격감을 준다. 거기다 무려 풀보이스.
게임 시스템엔 전작에 비해 많은 개량이 가해졌다. 힘, 민첩, 지능의 3 스탯과 근접 / 원거리 / 전투 / 자연 마법의 4 종류 능력에 따른 클래스 레벨은 여전하나, 캐릭터 레벨이 추가되었으며 이 캐릭터 레벨이 오를 때마다 1씩 주는 스킬치를 스킬 트리에서 찍어줌으로써 캐릭터의 특성이 좀 더 세분화 된다. 예를 들어 밀리 클래스의 경우 방패를 든 몸빵 타입, 쌍수 무기, 양손 무기 등등의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스킬을 찍으면 생기는 일종의 필살기(파워라고 부른다)도 색다른 느낌. 파워는 맞거나 때리면 게이지가 차며, 다 찼을 때 사용하도록 하면 엄청난 대미지를 준다. 거의 일격필살.
파티 조작의 경우엔 전투에 전자동으로 반응해, 플레이어가 구경꾼으로 전락하던 전작에서 벗어나, 플레이어가 수동 조작하는 1명 + 나머지 인공지능 반응으로 바뀌었다. 즉 플레이어가 선택한 캐릭터는 조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나머지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능동 / 방어 / 수동으로 설정한 대로 움직인다. "조작감"을 중시한 듯 하다.
RPG적 느낌이 더 진해졌다. 시작할 때 동영상과 실시간 모델링을 적절히 섞어가며 플레이어를 스토리로 끌고 가고, 중간중간에도 이벤트가 계속 전개된다. 퀘스트 진행 / 맵 / 각종 이야기나 소문 등을 보여주는, 엄청나게 빵빵한 크기의 저널이 생겼다(전작에도 있었던가). 마을도, 사람도 많아졌도 서브 퀘스트도 주며, 오고가는 이동도 많이 필요하게 되어 단순히 지나가던 통로(혹은 전리품 판매소)에서 벗어나 비로소 마을처럼 보이게 되었다.
난이도는 약간 더 올라간 듯 하다. 물건들은 구입가의 1/8 가격으로 팔리는데 그나마 비싼 물건은 잘 안 나오고, 초장부터 물약이 꽤 딸린다. 적들의 공격은 거세어 마법과 파워를 적절히 사용해줘야 이길 수 있다. 대량 학살보다는 소수, 전술을 강조한 듯.
하지만 이런 형태의 조작은 좀 에러가 아닐까. 일단 숫자키가 마법 선택 단축키에서 파워 선택키로 바뀌었고, 마법 선택은 아예 단축키 지정에서 사라져 버렸다. 만약 공격 마법 / 힐 마법을 바꿔가며 쓰고 싶다면 신속한 마우스 클릭이 필요하다. 차라리 파워를 마우스 클릭으로 해줄 것이지. 특히 지정된 형태의 공격이나 마법을 쓰지 않으면 클래스 레벨이 올라가지 않는 던전 시즈의 특성상, 플레이어는 캐스터들은 자동으로 놔두고 밀리나 레인지 캐릭터를 선택해 우클릭을 꾹 누르고 있게 된다. 클래스 레벨을 올려야하니까. 결국 1편과 조작이 달라진 건 마우스 우클릭과 간간히 누르는 파워 단축키 뿐이다.
그런데, 시스템에 가해진 많은 수정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본질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핵 & 슬래쉬. 그쪽이 나쁜 건 아니다. 재미없는 것도 아니다. 나도 디아블로 시리즈나 그 클론들 몇몇을 재미있게 했었다. 그런데 던전 시즈는 재미없는 핵 & 슬래쉬였다. 그리고 2편도 재미없는 핵 & 슬래쉬다. 도대체 뭐가 다른 걸까. 데모는 영어라 힘들었지만, 한글판으로 나와있으니 해보면 스토리가 진행의 원동력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굳이 해보고 싶지는 않다.
FPS는 언토나 퀘이크만 해본터라 이런 류는 처음이다. 설정, 시스템, 세계관에 강렬히 몰입하는 나로선 "너무 리얼해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게임. 군입대 일주일 전에 태랑형네 집에서 5.1 채널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 를 볼 때의 느낌이 확 되살아났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에 말려들어가, 그 거대한 톱니바퀴에 짓눌리는 하찮은 무언가가 된 느낌.
나중엔 익숙해졌지만, 역시 이런 류의 게임을 게임으로서 즐기기는 건 내겐 무리일 거 같다. 게임 자체는 매우 재미있었지만.